Selected as a "Spotlight 2020" by Applied Physics Express
자성 스커미온(magnetic skyrmion)은 소용돌이 같은(vortex-like) 모양을 가진 카이랄 스핀 구조체(chiral spin structure)로, 2차원 자성 시스템에 안정적으로 존재하는 준입자(quasiparticle)입니다. 이 스커미온은 위상학(topology)적인 성질을 나타내는 위상학적 양자수(topological quantum number)를 갖는데, 이를 스커미온 수(skyrmion number)라고 부르며 다음과 같이 기술됩니다.
$$ Q=\frac{1}{4 \pi} \int \boldsymbol{m} \cdot\left(\frac{\partial \boldsymbol{m}}{\partial x} \times \frac{\partial \boldsymbol{m}}{\partial y}\right) d x d y=p \cdot W $$
여기서 p는 스커미온의 중심 극성(polarity), W는 스커미온의 감김수(winding number)입니다. 이 스커미온 수는 오직 정수 값만을 갖는데, 크기가 일정한 3차원 자화를 2차원 무한평면(경계가 한 점으로 정의된)에 대응시키는 π2 (S2) homotopy group으로 스커미온을 해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자화의 연속적인 변형(continuous deformation)으로는 스커미온 수를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다시 말해, 이미 존재하는 스커미온을 사라지게 만드는 것은 위상학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이런 원리에 의해 스커미온이 보존되는 것을 위상학적 보호(topological protection)라고 부릅니다.
이와 같이 수학적인 관점에서는 스커미온이 보존되어야 하나, 실제 시스템에서는 스커미온이 쉽게 소멸됩니다. 왜냐하면 스커미온 수가 정수이기 위해서는 시스템의 경계가 없어야 하며 자화가 연속으로 정의되어 있어야 하지만, 실제 물질에는 경계가 존재하며, 원자의 격자 구조로 인해 자화가 불연속적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스커미온이 물리적 경계(physical boundary)에 접근하여 소멸되는 현상은 스커미온의 메모리 소자 응용의 측면에서 큰 문제가 됩니다. 스커미온은 크기가 작고(~100-102 nm), 낮은 전류에서도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109-1011 A/m2에서 100-102 m/s) 고집적, 고속 메모리 소자의 정보 매개체로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스커미온이 소멸할 경우 저장된 정보가 사라져 소자의 기능을 저해하기에, 물리적 경계에서의 스커미온 소멸 현상은 반드시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였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구벽 가이딩(guiding)이라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합니다. 스커미온과 자구벽 사이의 반발력을 이용하여, 스커미온이 물리적 경계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진행 경로를 가이딩해 주어 스커미온 소멸을 방지하는 것입니다. 그림 1(a)는 이것의 개략도로, 위쪽의 그림과 같은 일반적인 구조에서는 스커미온이 바로 물리적 경계에 부딪쳐 소멸하나, 아래쪽 그림처럼 자구벽을 설치하면 스커미온이 소멸하지 않습니다. 미소자기 시뮬레이션을 통해 확인한 결과, 같은 전류 조건에서 물리적 경계만이 존재할 때(그림 1(b))에는 스커미온이 사라지나, 자구벽이 존재할 때(그림 1(c))에는 스커미온이 사라지지 않았고, 소자의 안정성이 약 5배 향상되었습니다.
자구벽이 스커미온을 안정적으로 가이딩할 수 있는 이유는 자구벽과 스커미온 사이에 위상학적 반발력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자구벽 또한 카이랄성을 갖는 스핀 구조이기 때문에 감김수(winding number)를 갖고 있습니다. 따라서 서로 같은 카이랄성의 자구벽과 스커미온이 가까워질 경우 카이랄 에너지 장벽에 의한 반발력이 작용합니다. 두 스핀 구조체에서 이 카이랄성이 유지되는 이유는 DMI (Dzyaloshinskii-Moriya Interaction) 때문입니다.
한편 이러한 자구벽의 위상학적 가이딩 효과를 이용해 ‘스커미온 깔때기 소자’를 제안했습니다(그림 1(d). 무작위 배열된 스커미온을 손실 없이 일렬로 정렬시켜주는 소자로, 같은 구조에서 자구벽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스커미온이 병목 근처에서 대거 소멸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기존의 열적 들뜸이나 자구 스위칭 특성에 기반해 넓은 면적에 무작위로 스커미온을 생성시켰던 방식을, 스커미온이 일렬로 정렬되어 이동하는 스커미온 기반 메모리 소자에 적용시키 위해서는 이러한 정렬 소자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본 연구는 처음으로 자구벽과 스커미온을 동시에 사용해 기존의 스커미온 소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시했습니다. 위상학의 개념을 이용해 자구벽과 스커미온 사이의 상호작용을 분석했을 뿐 아니라, 기존 대비 성능이 향상된 새로운 소자의 구조를 제안했기 때문에, 본 연구는 물리학적인, 공학적인 측면에서 모두 큰 의미가 있습니다.
저자 송무준
E-mail : moojune@kaist.ac.kr
To cite this article:
Moojune Song et al 2020 Appl. Phys. Express 13 063002
DOI:
https://doi.org/10.35848/1882-0786/ab8d0b